2010년 목표 머릿글을 읽다 보니 참 1년 동안 많은 일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1년 후인 지금에 퇴사해서 백수노릇 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
내 넌컴핏이 별일 없이 1년 간다면 11월까지 앞으로 10개월을 백수로 보내야 한다. 1년을 버린다는 이 큰 투자가 헛되지 않으려면 참 열심히 살고, 공부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것도 해봐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봐야 할 것 같고 관심 가지기도 했지만, 일단 지금은 하기로 한 중요한 일들을 집중해서 해내고 나의 스페셜티를 쌓아가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작년의 방대한-_- 목록보다 훨씬 적은 개수의 목표를 정하려 한다.
좀 더 구체적인 무브는 월단위 혹은 주단위로 정하도록 하자.
자기 관리 + 시간 관리
Hacker news 어딘가에서 'if you want to improve something, start measuring' 이라는 말을 봤다. I cannot agree more. 일단 측정하기 시작하고 나서 목표란 것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실감한다. 작년에도 추상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이 이걸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느꼈다. -_-
할 일과 자기 관리를 겸해 내가 사용하는 시간을 추적하는 용도로 올해는 Pomodoro method 를 쭉 써볼까 한다. 긴 호흡이 필요한 리서치에 쓰기에는 약간 아쉬울 지도 모르지만, 올해 대부분의 일하는 시간을 혼자 일하는데 사용할 예정인데다, 정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평가하기에는 더 유용할 것 같다.
사용한 시간 투자 및 내가 하는 일들을 추적하기 위한 홈브루 애플리케이션을 연말에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일단은 꽤나 만족스럽다. 지금은 당장 언제 시간을 어떻게 썼다 라는 것만 추적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기간별 통계를 자동적으로 생성하고, weekly review 를 쓰고, 나아가 목표와 작업들을 통합시키는 것까지 하길 원하는데.. 뭐. 이건 몇년 걸려서 만들려나. -_-;;
하여간 올해의 목표: 내가 일하는 데 쓰는 시간을 추적하고, 매 주마다 리뷰하기. 가능하면 각 주의 목표 세우기.
원고
올해가 계약서 쓴지 햇수로는 5년차 된다. 오 주여 제가 정녕 계약서를 썼나이까. 해낸다면 내가 1년 쉬면서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의미있고 보람찬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대회 기출 문제집을 내면 내도 옛날에 냈을 텐데, 좀 더 가치를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바라며 욕심을 내다 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힘들고, 당연히 돈은 안되고,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받아들여줄까도 불확실하지만 내가 알던 많은 것들을 재조직화하고 정리하는 경험은 나름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말은 다쓰고 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 뭐하는지 모르겠다. 기다려라.
트레이딩
11월에나 다시 일하기 시작할 테니 트레이딩에 대해 좋은 경험을 쌓는 것은 올해는 글렀다. 다만 이렇게 비는 시간 동안 내가 부족했던 무언가를 보충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제일 큰 거는 결국 마켓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 난 여기서는 진짜 완전 빵점이다. 워낙에 테크니컬한 측면에서만 트레이딩을 보려고 해 왔는데, 그래서는 결국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결국 마켓은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니 어느 정도는 근본적인 이해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뉴스를 봐야 하고, 무슨 일이 왜 일어나는지를 알려면 교과서를 봐야 한다. 나는 두 측면에서 모두 부족하다.
머신러닝 및 통계
머신러닝의 기술적인 측면을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오랫동안 가져왔는데 중요한 것은 주어진 툴로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라는 것을 작년에 실감했다. 단순히 무슨무슨 최적화 알고리즘을 써서 모델 피팅을 하는 것이 좋은지, 이런이런 알고리즘이 이런 데이터셋에서 좋은 점을 내더라 같은 지식을 아는 것보다, 어떤 문제를 어떤 모델을 써서 모델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장단점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것 같다.
물론 이에 따르는 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측면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금의 목표는 우선 ESL 랑 통계 책을 떼고, 각종 응용을 설명하는 페이퍼 (예를 들면 넷플릭스) 들을 신경써서 읽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개발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싶다. 각종 멋있고 재밌는 기술은 그냥 양념일 뿐이고, 기술에 지배당하면 안된다. 그래도 무슨 기술을 언제 쓸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은 이해하는 것이 좋고 그래서 시류를 잘 공부해야 한다.
올해는 아까도 얘기했던 타임 트래킹 홈브루 툴을 열심히 만들어 보고 싶다. 그 외에 지금까지 하던 것과 다른 형태의 프로그래밍을 해 보고 싶다. 익숙한 형태의 프로그래밍 언어 말고 다른 언어를 쓴다던지, 큰 프로젝트에 컨트리뷰션을 해 본다던지 하는 식으로.
인간관계
사실 내가 작년에 가장 부족했다고 느끼는 게 이거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 뭐 옛날에 있긴 있었지만 사실 항상 이게 내 큰 걱정은 아니었다. 근데 어느새 정신차려보니 나는 그냥 미국에서 일만 하는, 동료는 있지만 친구는 없는 전형적인 아시안이 되어있었다 -_ -;
올해는 어느 방식으로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인터랙션을 많이 하고 싶다. 로컬 개발자 모임도 나가보고, 좀 더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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