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밤거리에서. 틀림없이 포스팅한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왜 안올라와 있지.. -_-;; 귀신이 물어갔나.. 젠장.. T_T
7월 18일 여섯시
일기 쓰고 있는 하수열양
아테네 공항에서 한시간에 한 번 떠나는 버스를 비행기 연착으로 놓쳐서 카페에 앉아있다. 그릭 커피랑 크림필드 파이를 사봤는데... 왜 이나라는 필터드 커피가 메뉴에 따로 있는 줄 알게 되었다. -_-; 아니 이런걸 어떻게 마신단 말야? 원두 가루 찌꺼기는 안 나오겠군. -_-;
어쨌든 오늘 밤이면 라면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다. 난 오늘 자비로운 남자다. (응?) 하악하악 신라면이 먹고 싶어요....
혹시 공항에서 인터넷이 되려나? 안됐다.
아홉시 육분
아테네의 차들은 씽씽 잘도달린당..
신타그마 광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 아까 B3 버스가 어이없이 가버렸다. 그사이 해가 다 졌다. 아테네의 버스 기사들은 왜 다 이따위란 말인가? 게다가 차들이 달리는 길가에 서있자니 정신 사납다. 다음 버스가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데 이러고 있자니 심란하다. 아까 지도에 스타벅스 커피 있던데 마시고 싶다. 인간이란 집에서 멀리 떠나오면 익숙한 것은 뭐든지 반갑게 여겨지나 보다. 물론 평소에도 스타벅스는 반갑지만 (인터넷이 되니까)
둘이서 한 마디씩 번갈아 가면서 썼더니 횡설수설...
칠월 십구일 오전 열시 삼십사분.
어제는 완전한 fiasco 였다.. ㅜㅜ 신따그마 광장에 내리는 것은 성공했지만 거기서 티켓 부스 찾는다고 삼십분 가량 헤매고 나니 둘다 지친데다 시간은 이미 열시반... 아테네 야경은 기대도 안했지만 안드로메다로 ㅜㅜ 설상가상으로 영국 대사관마저 지나쳐 걸었다..-_-;;
아테네 지하철은 꽤나 깔끔하다
에게안 공항버스 시내버스의 삼연타라니 신이여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입니까~~ 를 외치며 얌전히 집에 돌아왔다. 씻고잤다.-_-
신따그마 광장
담날 일어나서 짐싸고 민박집 소심왕자-_-님의 브리핑을 받고 다시 시내로 나섰다. 이번엔 버스도 한번에 탔다. 결코 오늘은 실패하지 않으리라! 크와아앙!
오후 열두시 십오분.
아크로폴리스 올라가는 길에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다. 아테네는 죽도록 덥다! 매미도 많고 관광객은 더더욱 많다.
이런 사진을 보면 시원해 보이지만 속으면 안된다
대부분의 관광지가 이모양으로 땡볕이기 때문이다
근위대 교대식은 재미없는데 사람이 죽도록 많았다. 현대의 도시 사이에 고대 건축물이 보이는 것은 나름 이채로웠지만 거기까~지...
아크로폴리스는 매우 높다 어케올라가 ㅜㅜ
혹시 의심할까봐 인증샷 첨부. 이날 진짜 덥고 힘들었다!
오후 두시 삼십오분.
민박집 소심왕자님이 추천해주신 타나시스 케밥집에 와서 케밥과 그릭샐러드, 그리고 맥주와 콜라를 마셨다. 맥주를 옆에 두고 콜라가 더 맛있어 보이다니 나는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거냐!! ㅜㅜ
아크로폴리스는 고생해서 올라간 것에 비하면 무덤덤했다. 모르지 내가 도시공학이라도 전공했더라면 가슴벅찬 감동을 느꼈을지도. --; 그냥 고생좀 했겠다 정도? ㅋㅋ 여행을 해보니까 내 취향을 알겠다. 고대 유적같은 것도 별로 안땡겨.. 사실 그건 아테네 날씨가 죽도록 더워서인지도 모른다... 뭐 이렇게 더운지... 어젯밤 잠도 여섯시간밖에 안잔지라 좀만 더 돌아다녔으면 혼절해버렸을거다. --;
이건 무슨 음악당이었는데;;
입구에 있는 계단에서 ㅋ
휘긴경 글에 나오던 이름들이 여기저기서 보여서 놀라는중. 그리스 빠였던거야 휘긴경? -_-; 나중에 집에 가면 발틴사가 뒤져볼테다..
물론 뒤져보진 않았다.
파르테논 신전입니다~ 하지만 공사 중!
그나저나 넷플릭스 챌린지는 어떻게 끝났담?-_-; 글고 우리자기는 왜이리 안오지??? 앗 왔다
난 왜 저기까지 가서 넷플릭스 챌린지 결과를 궁금해 하고 있는가;;;;;;
아크로폴리스를 내려오는 길에 있던 스토아 학파의 건물이던가;; 기억안난다. 이거찍고 혼났다 -_-
오후 세시 팔분.
신따그마로 돌아가는 길에 들린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랑 푹신한 소파, 에어컨이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스타벅스는 천국임에 틀림없다! 유대인에 축복 있으라!
-_-;
네시면 신따그마에서 소심왕자님을 만나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지옥같이 덥고 별로 재미도 없는 아테네여 안녕~
... 이때까진 진짜 아테네 안녕인 줄 알았다.
이십일 오후 네시 십육분.
어제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 이후로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_-;
문제의 발단은 어제 고생고생해서 카운터에 도착하자 재수없는 여직원이 우리 표가 없다고 한 것이다. 뭣이? -_-; 설마 전산 착오가 있나 하면서 기다리니 우리 비행기는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라는 것이다!! 설마하며 옆에서 노트북을 켜고 쥐메일에 접속하자 와있는 메일 `Your travel confirmation on 7/20/09' ㅓ러토어ㅏㅌ옹너커ㅡㅓ툐ㅗㅛ어ㅜㅇ 내가 예약을 잘못했던 것이다. -_-;
패닉에 빠진 우리는 공항 한구석 의자로 일단 도망가 고민에 빠졌다. 카운터에 문의해 본 결과 내일 비행을 오늘로 바꾸려면 페널티가 삼백 유로 넘게 든다고 한다. 참고로 비행기표값 자체는 삼백불이 안 된다. -_-;;;; 로마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아테네에서 못 본 야경도 볼 겸 하루 더 자고 가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자기는 짜증도 한 번 안내고 미안해하는 나를 달래주는 인자함을 보였다. 나는 매우 감격하고 아내에게 평생 충성을 다짐했다.
공항에 있는 여행사를 생전 처음 이용해 보는데 의외로 매우 친절하고 가격대 성능비 좋은 호텔을 추천해 주어서 놀랐다. 우리는 풀장이 있는 공항 근처 홀리데이 인과 아테네 시내에 있는 가격 좋은 호텔 사이에서 매우 고민하다 결국 후자를 골랐다. Herodion 이라는 아크로폴리스 근처에 있는 4성 호텔을 단돈 110유로에!! 가게 된 것이다. -_-;
결국 갖은 고생을 다 하며 신따그마로 돌아와 호텔로 가니 이게 왠걸 매우 만족스럽다. 특히나 화장실이 방만큼 넓다. ;; 둘이 만족해 하다가 나가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론니에서 본 타베르나를 찾아 플라카를 배회했는데 이건 왠걸, 사실 이런 곳을 돌아보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여행이었다. -_-; 포석이 깔린 거리, 나무 가지 아래의 노천 카페에서 왁자하게 얘기하는 사람들.. 하여간 술마시는게 좋은거다 우리도 한 루프탑 타베르나에서 저녁 먹고 (우조를 마셔 봤는데.. 차가워지면 흐려지고 매우 특이한 냄새향기가 나는 술이었다.) 나와 밤거리를 배회하다 돌아왔다. 플라카가 좋다고 하더니 진짜였다.. 이게 아니었으면 아테네의 좋은 건 못보고 갈 뻔했다. 아내랑, 우리는 나잇라이프를 즐기는 관광 스타일이라고, 돈 많이 든다고 키들거렸다.
밤 날씨는 참~ 좋더라
저녁 먹으러 간 곳에서. 나름 루프탑이라능..
... 결과적으로 300유로짜리 실수를 200유로짜리 즐거움으로 바꾼거라고 위로해주는 아내가 너무 이뻐 보인다. 엉엉 ㅠㅠ
다음날인 오늘, 꽤나 실한 호텔 조식을 먹고 (우리는 며칠이나 빵에 버터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 쿨쿨 자다가 결국 또 한시까지 체크아웃 미루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왔다.
오늘은 신따그마에서 시작해서 어제 다 닫혀 있던 에르무 거리를 따라 모나스티라키 광장까지 내려가면서 쇼핑. 목표는 내 티셔츠와 카고바지 (옛날에 엄마가 버린 내 바지가 아쉬워지는 순간) 그리고 아내의 나시티였지만, 결국 내 티셔츠 한개만 샀다. 글로벌 브랜드에서 살거면 여기서 쇼핑하는 의미가 없잖나 싶지만 그리스 브랜드 센스 이상해 어떡하냐는...
여기쯤에서 sudo make me a sandwich 티셔츠 입은 사람 봤다 ㅋㅋㅋ 완전 악수하고 싶더라능 ㅋㅋㅋ
모나스티라키에서 메트로 타고 다시 호텔 와서 맡겨놓은 짐 찾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X95 타고 공항에 가고 있다. 이제 여행중 더이상의 실수는 없길 간절히 빈다. ㅜㅜ
내사진도 한번쯤..
로마야 내가 간다! 아테네여 잘 있어라!
공항 가는 길
아.. 두번째 포스팅이라 성의가 90% 쯤 줄어든듯한 느낌이..


